장기렌트에 최저가가 없는 이유
장기렌트 견적을 서너 군데 받아보면 전부 최저가라고 합니다.
다섯 군데가 다 최저가일 수는 없습니다. 왜 그런지 구조를 적어둡니다.
차값은 어디서 하든 같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제조사가 2천만 원에 내놓은 차를 특정 렌트사가 1,800만 원에 사올 수 있느냐. 없습니다.
출고가는 정해져 있고 그 아래로 차를 확보하는 곳은 없습니다. "대량으로 하니까 차값을 깎아드린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견적서는 분명히 다르게 나옵니다. 이유는 셋뿐입니다.
1. 선납금을 넣었는지
앞에 넣으면 월 납입금이 내려갑니다. 미리 낸 만큼 나눠 낼 금액이 줄어드니 당연합니다.
싸진 게 아니라 먼저 낸 것입니다.
A업체가 선납금 300만 원으로 뽑고 B업체가 0원으로 뽑으면 A가 훨씬 저렴해 보입니다. 실제로는 아닌데도 그렇게 보입니다.
견적 비교에서 가장 흔한 착시가 여기서 나옵니다.
2. 신용에 따른 캐피탈 금리
장기렌트는 결국 캐피탈 자금이 들어가는 구조이고, 그 금리는 이용자 신용 상태로 정해집니다.
업체가 바꿀 수 있는 값이 아닙니다.
같은 차 같은 조건인데 사람마다 월 납입금이 다른 이유의 대부분이 여기 있습니다.
"저희가 금리를 낮춰드립니다"도 정확히는 사실이 아닙니다.
3. 영업자가 붙이는 마진
캐피탈 금리 위에 영업자가 마진을 얹습니다. 1%를 얹느냐 2%를 얹느냐가 그 사람 수익입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 차값 — 고정
- 금리 — 고객 신용이 결정
- 선납금 — 고객이 선택
업체 간에 실제로 차이가 나는 건 마진뿐입니다.
그러니 "저희가 최저가입니다"는 정확히 번역하면 "제 마진을 줄였습니다" 라는 뜻입니다.
문제는 모든 영업자가 똑같이 그렇게 말한다는 점입니다. 계약서에 "이 영업자 마진 1.5%"라고 찍혀 나오지 않습니다.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뭘 봐야 하는가
월 몇천 원보다 훨씬 크게 갈리는 게 있습니다.
원하는 차를, 원하는 옵션으로, 언제 받을 수 있는가.
이건 업체마다 진짜로 다릅니다. 재고 배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재고 차량은 보통 일주일 안에 나갑니다. 주문 제작으로 들어가면 제조사 생산 일정을 따라갑니다.
재고가 있어도 원하는 트림이나 색상이 아니면 소용이 없습니다. 색상 하나 때문에 몇 달을 더 기다리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기존 차 계약 만료일이나 출퇴근 시작일이 정해져 있다면, 월 납입금보다 이쪽이 훨씬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견적서를 비교하는 법
이미 다른 곳 견적서를 받아뒀다면 네 가지를 같게 맞춰놓고 보면 됩니다.
- 선납금·보증금 금액
- 계약 기간
- 약정 주행거리
- 정비 포함 범위
하나라도 다르면 월 납입금은 얼마든지 낮아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네 개를 맞춘 다음에 나온 숫자가 진짜 비교입니다.
덧붙여
저도 마진을 받습니다. 안 받으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없습니다.
다만 최저가라는 말은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쓰는 순간 확인 불가능한 말을 하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신 조건을 다 열어둡니다. 선납금 얼마, 기간 얼마, 주행거리 얼마, 정비에 뭐가 포함인지.
맞춰보고 다른 곳이 나으면 그쪽으로 하는 게 맞습니다.
상담은 다쏜다 하이패스점 에서 받고 있습니다.
계약 전에 확인할 항목은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 장기렌트 계약 전 확인할 8가지